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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아이와 함께 걷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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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카페, 회전초밥

일본에서는 ‘하나미(花見)’라 불리는 꽃구경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아직은 일교차가 심해 외출할 때 조심해야 하지만, 해가 떠오르면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 참 즐겁기만 합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엄마 뱃속에 있던 아이가, 올해는 함께 벚꽃과 유채꽃을 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쁩니다. 이제 세 식구가 함께 일상을 공유하고 있네요.

아직 아이는 걷지 못하지만, 엄마 품에 안겨 꽃길을 함께 걷습니다. 아이가 꽃이 무엇인지, 그것을 보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채꽃 향기로 가득한 길 위에서 아이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아이도 앞으로 점점 부모와 같은 것을 보고, 먹고, 느끼며 서로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같은 인생길 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까요?

이제 곧 돌을 맞이하는 우리 아이는 이유식을 먹은 지 6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른 눈에는 밥 같지 않은 이유식을 먹이면서 “이게 정말 맛있을까?” 걱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제법 어른 밥을 흉내 낸 음식들을 먹습니다. 일주일 치 반찬과 밥을 냉동해두고,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어른들까지 군침이 돌 정도입니다.

최근엔 식빵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아침에 함께 카페에 가서 모닝 세트를 즐기기도 합니다. 아이는 아기의자에 앉아 식빵을 먹고, 저와 아내도 빵과 커피를 곁들이며 휴일의 아침을 만끽하죠. 비록 아기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지만, 아이가 점점 ‘한 사람분의 식사’를 해나가는 걸 보면, 그 성장에 감탄하게 됩니다.

회전초밥집도 요즘 우리 가족에게 정말 좋은 외식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는 아직 날생선을 먹을 수 없지만, 요즘 회전초밥집에는 달걀초밥, 낫또초밥, 오이초밥은 물론 우동, 계란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아이와 함께 식사할 수 있음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감동이 커서인지, 최근에는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다녀왔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의 순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꽃구경, 카페, 회전초밥 등 어디를 가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깊어지고 정서적인 애착도 더욱 커집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리고 나 역시 아이와 함께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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