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

권위의 재정립과 의심의 정치 — 버크에서 탄핵까지

대한민국의 두 번의 탄핵은 단순히 민주주의 절차의 성숙을 보여준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해방 이후 지속되어 온 권위의 구조, 그리고 정치적 정당성의 근거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한 계기였습니다. 한국 사회는 권위에 대한 존중과 그것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긴장...

조선의 탄핵과 현대 민주주의의 탄핵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탄핵(彈劾)’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사간원과 사헌부는 왕에게 신하의 비행을 보고하며 “누구누구를 탄핵하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당시의 탄핵은 법적 절차라기보다 도덕적 단죄 행위였습니다. 유교 정치의 근본이 ‘의리’에 있었기 때문에, 탄핵은 옳고 그름의 문제로 다루어졌습니다. 다시 말해,...

큰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의 모순

오늘날 이른바 보수라 불리는 세력은 종종 ‘작은 정부’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큰 정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는 보수의 본질과는 명백히 어긋나는 행보입니다. 진정한 보수는 권력을 확대하여 사회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권력을 절제함으로써 공동체의 자율적...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을 볼 때 — 기독교적 보수주의에 대한 작은 성찰

가끔 저는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그 마음의 밑바닥에는 아마 ‘효율적으로 사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런 기준 역시 근대적 사고의 산물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아보하’의 시대와 오크쇼트의 평범한 삶의 철학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성공이나 극적인 사건보다, 평범하고 잔잔한 하루 속에서 행복을 찾자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담론이 현대의 피로한 경쟁 사회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 철학자 마이클...

버크적 보수주의로 본 이재명 정부의 급진적 조직개편

최근 이재명 정부는 정부조직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기획재정부의 예산기능 분리,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 성평등가족부 확대 등 행정부의 골격을 흔드는 개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상화”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고 있으나,...

정치적 이상향의 유혹과 권력의 남용: 이진숙 장관 체포를 바라보며

최근 이루어진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는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정치적 맥락에서 깊은 의문을 낳습니다.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라는 명분이 있으나, 이미 공개된 발언과 행적에 근거한 사건에서 체포의 필요성과 정당성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불구속...

정부는 누구의 대리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조율자

정부는 단순히 한 집단의 대변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조율자입니다. 노란봉투법이 보여주듯,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것은 사회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분명한 효과를 지닌 일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노동자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면, 이는 곧 정부가 특정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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