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정치는 “악”한 것인가?


일본 참의원 사무실에서 3년을 인턴하면서 일본 정치의 현장을 많이 목격했다. 현재 일본 정치계에서 핫이슈인 “派閥の裏金”(각 파벌 정치인의 뒷돈)을 직접 알수는 없었지만 일본 정당의 파벌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는 있었다.

일본은 “自由民主党”(자유민주당, 자민당)이 오랜기간 정권을 쥐고 있다. “永田町”(나가타쵸, 국회의사당, 정부기간등 입법과 행정, 사법의 중요 기간들이 있는 거리)는 자민당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나 라고 할정도로 일본정치에서 막강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나의 정당으로 보이는 자민당은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파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인턴을 한 의원도 자민당안 큰 파벌 중에 하나였다. 자민당이라면 어느 의원이라도 합의한 정치적 큰주제는 있지만 각 파벌들은 파벌의 중심의원을 기준으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제시하고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나의 큰 정치적 견해에 합의한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정당 안에 또다른 세세한 견해들을 인정하는 정치적 풍토는 갑작스러운 정치적 폭주를 예방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다양성을 포함한다. “파벌”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보다 실제 정치현장에서 주는 유익은 훨씬 커보인다. 

이번 “派閥の裏金”의 중심내용은 파벌 소속 의원들이 사용한 정치자금의 사용명세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건 초기 일본 언론은 파벌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고 해체해야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실제로 오랜 기간 막강한 영향력을 끼친 파벌들이 해체한다고 선언도 했다. 하지만 사건의 중심은 “의원들의 정치자금의 사용명세의 부기재”이다. 파벌정치의 존재의 유무와는 논점이 많이 벗어나있다. 

파벌 정치는 각 중심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 정치의특징중에하나이다. 각 파벌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각 관료대신들의 임명도 각 파벌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조율되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정치적 풍토는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